[스크랩] 술의 미학 (외 1편)/ 김밝은 술의 미학 (외 1편) 김밝은 가끔 심장이 시큰둥해지는 날 곱게 부순 달빛가루에 달콤한 유혹의 혀를 잘 섞은 목신 판의 술잔을 받는다 찰나의 눈빛에 취해 비밀의 말들을 너무 많이 마셨나 날을 세운 은빛 시선이 애꿎은 꽃잎만 잘라내고 있다 물구나무서던 시간들이 절룩거리는 기억을 붙..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7.08.01
사이를 지나며/ 이인서 사이를 지나며 이인서 꽃피는 사이 여행을 다녀왔다 어떤 사이는 눈 깜짝할 사이로 짧고 어떤 사이는 계절이 몇 번 지나가도록 길었다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사이를 옮겨 다니며 살고 있는 시간에 안녕이란 없다 계단과 계단 사이 오르막을 견디던 시간도 있었다 돌과 방망이 사이의 옷..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6.01.15
산색/ 문효치 산 색(山 色) / 문효치 당신의 입김이 이렇게 흐르는 산허리는 산빛이 있어서 좋다. 당신의 유방 언저리로는 간밤 꿈을 해몽하는 조용한 아우성의 마을과 솔이랑 학이랑 무늬 그려 도자기 구워내다 새벽 이슬 내리는 소리. 오월을 보듬은 당신의 살결은 노을, 안개. 지금 당신은 산빛 마음..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5.04.19
사랑에 관한 짧은 몸살/ 천서봉 사랑에 관한 짧은 몸살/ 천서봉 지렁지렁, 사인 곡선처럼 반복되는 환청 듣는다. 별들이, 머리맡에 모여 묻는다. 그립냐, 그립냐고 발음하는 그 발긋발긋, 열꽃들 이마에 필 때마다 창문은 제 흐린 예감이 가렵고 물컹물컹한 살 금방이라도 허물 듯 나는 헛땀 쏟는다. 이제 곧 비가 오리라...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5.04.14
나무 아래에서- 신영배 <공광규시인 작품> 나무아래에서 신영배 봄엔 숨이 붙은 이파리와 살아봐야지 여름엔 너를 만나고 귀가 먼 백지와 살아보았네 말은 들리지 않고 떠오른 달 속에서 물이 날고 있었네 바람 소리를 모른 채 바람을 따라가는 귀가 있었지 나무 아래에서 너는 시집과 함께 흔들리고 있어 ..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5.03.11
천수천안 스마트폰/ 안차애 천수천안 스마트폰 안 차 애 이제야 나는 면벽하지 않고도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을 가졌다 지문이 동심원처럼 퍼지는 부근에서 탐스러운 애플들은 끝없이 피어난다 4D 연속무늬 단청빛 꽃밭이다 내가 쉴새없이 손을 떨며 접신한 덕분이거나 천 개의 겹눈이 생기도록 화면의 경계를 열..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4.08.06
[스크랩] 쿨한 척하는 디지털 당신 / 신현림 쿨한 척하는 디지털 당신 - 신현림 이 시대 향기는 서둘러 날아간다 서둘러 태어나서 자라고 서둘러 입맞추고 섹스꽃을 피우고 서둘러 헤어진다 또다시 서둘러 만나 연애스팩을 쌓고 서둘러 아파트가 재개발단지로 바뀌듯 서둘러 얼굴도 재개발한다 서둘러 스마트폰 4,5,6로 갈고 또 갈고..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4.07.15
그늘이라는 말외/ 허형만 그늘이라는 말 외 1편 허형만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좋다 그 깊고 아늑함 속에 들은 귀 천년 내려놓고 푸른바람으로나 그대 위해 머물고 싶은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 좋다 ................................. 동백꽃 허형만 시월 하순 달마산 미황사 입구에 달마대사 배꼽 같은 동백꽃 환히 웃고 있..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4.07.15
상수리나무 아래서의 사랑/ 김성조 상수리나무 아래서의 사랑/ 김성조 내 한 철의 사랑과 내 한 철의 이별을 너는 지켜보았다 내 스물의 어두운 날개짓 같은 한 끝의 노래와 한 끝의 절망을 너는 온몸으로 지켜보았다 한 번도 열린 적 없는 이끼의 뜰을 지나 반쯤만 잠들던 아카시나무는 흔들리는 향기만으로도 몇 生의 뿌..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