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한 척하는 디지털 당신
- 신현림
이 시대 향기는 서둘러 날아간다
서둘러 태어나서 자라고
서둘러 입맞추고 섹스꽃을 피우고
서둘러 헤어진다 또다시
서둘러 만나 연애스팩을 쌓고
서둘러 아파트가 재개발단지로 바뀌듯
서둘러 얼굴도 재개발한다
서둘러 스마트폰 4,5,6로 갈고 또 갈고
서둘러 모든 향기는 날아간다
서둘러 페북 게시물도 올리고 내린다
속도에 숨막혀하면서 남들이 달리므로
서둘러 당신도 달린다
당신은 없고 가방과 외투만 달린다
서둘러 모든 향기는 날아간다
서툴러서 서두르는 인생을 사는 건지
서두르다보니 서툰 인생이 되는 건지
디지털 시대 적응하려 애쓰는 당신과 나
돼지털처럼 서글프게 흩날리는 당신과 나
쿨하지 못한 디지털 당신과 나
속이 썩어 문드러져도
쿨한 척 하느라 고생 많다
서둘러 꺼져가는 향기속에서
-서정시학 2014년 여름호
- 1990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세기말블루스><해질녁에 아픈 사람>
<침대를 타고 달렸어> 등.
출처 : 폴래폴래
글쓴이 : 폴래폴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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