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이라는 말 외 1편
허형만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좋다
그 깊고 아늑함 속에
들은 귀 천년 내려놓고
푸른바람으로나
그대 위해 머물고 싶은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 좋다
.................................
동백꽃
허형만
시월 하순
달마산 미황사 입구에
달마대사 배꼽 같은 동백꽃
환히 웃고 있었습니다
요거 몰랐지? 용용!
혓바닥 쏘옥 내밀며
놀려대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산허리쯤에서
구름과 같이 놀던 가을이
서울러 바랑을 메고
떠날 채비를 하는 게 보였습니다
- 시집 『그늘이라는 말』, 시안, 2010
(약력)
1945년 전남 순천출생
중앙대 국문학과 졸업
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청명』『풀잎이 하나님에게』『첫차』『눈 먼사랑』외 9권
영랑시문학상, 전남도문화상, 순천문학상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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