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그늘이라는 말외/ 허형만

이삐김밝은 2014. 7. 15. 11:23

 

 

 

 

 

그늘이라는 말 외 1편

 

                   허형만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좋다

 

그 깊고 아늑함 속에

들은 귀 천년 내려놓고

 

푸른바람으로나

그대 위해 머물고 싶은

 

그늘이라는 말

참 듣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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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허형만

 

시월 하순

달마산 미황사 입구에

달마대사 배꼽 같은 동백꽃

환히 웃고 있었습니다

 

요거 몰랐지? 용용!

혓바닥 쏘옥 내밀며

놀려대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산허리쯤에서

구름과 같이 놀던 가을이

서울러 바랑을 메고

 

떠날 채비를 하는 게 보였습니다

 

- 시집 『그늘이라는 말』, 시안, 2010

 

(약력)

1945년 전남 순천출생

중앙대 국문학과 졸업

1973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 『청명』『풀잎이 하나님에게』『첫차』『눈 먼사랑』외 9권

영랑시문학상, 전남도문화상, 순천문학상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