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짧은 몸살/ 천서봉
지렁지렁, 사인 곡선처럼 반복되는 환청 듣는다. 별들이, 머리맡에 모여 묻는다. 그립냐, 그립냐고 발음하는 그 발긋발긋, 열꽃들 이마에 필 때마다 창문은 제 흐린 예감이 가렵고 물컹물컹한 살 금방이라도 허물 듯 나는 헛땀 쏟는다. 이제 곧 비가 오리라. 살기 위해 머리 내미는 가느다란 기억의 농담(濃淡)들, 몸을 허락하는 것보다 사랑한다 말하는 일이 더 어려웠던 여자가 있어서 꼬물꼬물 콩나물 대가리처럼 피는 아픔 있어서 힘겹지만 아름다운 진흙 향기 하늘까지 오른다. 머리가 끊어지면 꼬리가, 꼬리가 끊어지면 머리가 대신하는······추억의 몸, 몸들 왜 만질 수 없는 강박의 방들은 모두 환형(環形(인가.
내 머릿속 황토밭, 지렁지렁 당신을 앓는다.
<약력>
1971년 서울 출생,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졸업. 2005년『 작가세계』 신인상에 「그리운 습격」외 4편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서봉氏의 가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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