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빼고는 다 지겨웠어- 황학주 ㄷ -출처; 무심재님의 사진- 당신빼고는 다 지겨웠어 황 학 주 이름 말고는 적어 넣을 수 없는 이름만으로도 밖으로 넘치는 절룩이는 생각의 의자에 앉아 빠지고 가늘어지는 머리카락을 단념하듯이 점점 이름을 까먹다 가는 사정이 기분 나쁜가? 나이를 몇 살 줄여준다 해도 달라질 게 없..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9.18
[스크랩] 옛날 사람 / 곽효환 옛날 사람 - 곽효환 때론 사랑이 시들해질 때가 있지 달력 그림 같은 창밖 풍경들도 이내 무료해지듯 경춘선 기차 객실에 나란히 앉아 재잘거리다 넓은 어깨에 고개를 묻고 잠이 든 그 설렘도 덕수궁 돌담길 따라 걷던 끝날 것 같지 않은 그 떨림도 북촌 마을 막다른 골목 가슴 터질듯 두..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9.10
아픔 10, 문효치 아픔 10 문 효 치 그 꽃물 눈으로 들어올 때 육신 속으로 후루루 따라오는 음성 붉은 물 진한 설움의 뒤안 모퉁이 하릴없이 서 있는 대나무 긴 그림자 옆으로 참말, 지울 수 없는 아픔 하나 키우고 있네 살아 살아가다가 언덕에 걸려 넘어질 때 코에 묻어오는 흙 냄새 꽃물에 젖어 하늘가에 ..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8.04
사랑- 김요일 사 랑 김 요 일 내안의 당신이 당신 안의 나를 알게 되었지 소문을 버리고 병을 잊고 피를 씻는 저녁 창을 때리는 저 음악은 당신이 작곡한 슬픈 노래구나 버릴 수 없다면 아무것도 낳을 수 없는 법 붉은 비에 젖어 떨고 있는 당신을, 버린 나는 당신을, 가진 나는 밥 짓는 냄새에도 울컥, ..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6.08
[스크랩] 생에 처음인 듯 봄이 / 조용미 생에 처음인 듯 봄이 - 조용미 현통..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6.08
[스크랩] 흠향(歆饗) / 장석원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흠향(歆饗) ─DJ Ultra의 리믹스: 한용운,『님의 침묵』 당신이 적의 깃발인가 봐요.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었어요. 더 세계, 조금 더 세게, 나를 다스려줘요, 통통한 당신의 꿈을 사랑합니다. 몽상의 살냄새를 끌어당겨요. 거짓 눈물로 박자를 맞춰요. 얼마나 달..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5.17
이런 시를 쓴 걸 보니 누구를 그 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류시화 이런 시를 쓴걸 보니 누구를 그무렵 사랑했었나 보다 류 시 화 꽃눈 틔워 겨울의 종지부를 찍는 산수유 아래서 애인아,슬픔을 겨우 끝맺자 비탈밭 이랑마다 새겨진 우리의 부주의한 발자국을 덮자 아이 낳을 수 없어 모란을 낳던 고독한 사랑 마침표를 찍자 잠깐 봄을 폐쇄시키자 이 생에..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5.12
모란의 緣- 류시화 모란의 緣 류시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5.12
삼베옷을 입은 自畵像/ 조용미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조 용 미 폭우가 쏟아지는 밖을 바라보고 있는 이방을 凌雨軒이라 부르겠다 능우헌에서 바라보는 가까이 모여 내리는 비는 다 直立이다 휘어지지 않는 저 빗줄기들은 얼마나 고단한 길을 걸어 내려온 것이냐 손톱이 길게 쩍 갈라졌다 그사이로 살이 허옇게 드러났..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5.08
[스크랩] 모란은 있다 / 성선경 모란은 있다 - 성선경 모란은 있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지만 모란은 있다 춘곤에 잠든 그대의 화단에도 있고 잠깐 꿈속을 거니는 그대 몽유도원에도 있고 내가슴 아픈 학창시절에도 있다 모란은 그대의 긴 속눈썹에도 있고 그 눈썹에 걸리는 아침햇살에도 있고 햇살에 빛을 연닢의 이슬에..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2.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