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아픔 10, 문효치

이삐김밝은 2012. 8. 4. 11:02

 

 

 

 

 

 

 

 

 

 

 

 

 

아픔 10

 

                                               문 효 치

 

그  꽃물

눈으로 들어올 때

육신 속으로 후루루 따라오는 음성

 

붉은 물 진한 설움의

뒤안 모퉁이

하릴없이 서 있는 대나무

긴 그림자 옆으로

 

참말, 지울 수 없는

아픔 하나 키우고 있네

살아 살아가다가

언덕에 걸려 넘어질 때

코에 묻어오는 흙 냄새

 

꽃물에 젖어

하늘가에 노을로 번지네

 

 

 

2010, 연인 M&B, 「왕인의수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