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문효치) 보 길 도 문 효 치 누워있던 추억 한 채 일어서서 울먹이더라. 울먹이면서 남해 푸른 물 끌어다가 덮어 쌓더라. 난잎이나 고사리 작은 키에까지도 얽혀 있는 고산의 노래 꽃가루나 홀씨가 피어 피우피우 날아오르더라. 바람은 세월의 무게에 눌려 허연 슬픔이 되고 이윽고 물에 내려 첨벙..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1.08.15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문효치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허공에 태어나 수많은 촉수를 뻗어 휘젓는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가서 불이 될 온몸을 태워서 찬란한 한 점의 섬광이 될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빛깔이 없어 보이지 않고 모형이 없어 만져지지 않아 서럽..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1.08.15
비천 (문효치) 비 천 飛 天 문효치 어젯밤 내 꿈속에 들어오신 그 여인이 아니신가요. 안개가 장막처럼 드리워 있는 내 꿈의 문을 살며시 열고서 황새의 날개 밑에 고여 있는 따뜻한 바람같은 고운 옷을 입고 비어 있는 방 같은 내 꿈속에 스며들어오신 그분이 아니신가요. 달빛 한 가닥 잘라 피리를 만들고 하늘 한 .. 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2011.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