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자나무를 닮았다/ 김밝은 매자나무; 사진- 가실님 매자나무를 닮았다 김밝은 한때 다디달았던 목소리 폭신폭신하던 웃음들 모두 처음 보는 뜨악한 표정이 되어 돌아서갔다 눈보라가 한바탕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떠나고 낯선 거리에 새파래진 내 입술을 내려놓으면 생각에 잠긴 나무들 사이를 불안한 수다를 옮..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7.03.14
동지/김밝은 동지(冬至) 김밝은 걷고 또 걸어도 쨍쨍한 한낮들이 지루하게 흘러갔어 도대체 생각이 없는 것 같은 낮들이 지겨워지기 시작했지 오후 세시만 되면 내려앉는 눈꺼풀을 원망하며⋯ 얼마만이야 이런 시간 얼른 낮을 뒤집어 놓고 긴긴 밤과 마주해야지 부풀대로 부푼 밤의 몸을 오래도록..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7.03.14
애월을 그리다 5/ 김밝은 애월(涯月)을 그리다 5 김밝은 애월, 어긋나버린 목소리처럼 비가 내리는 날 비자나무 냄새가 온몸으로 파고들던 숲길로 들어서지 말았어야 했을까 까마득한 절벽을 해국으로 펼쳐놓은 바닷가 가까이에도⋯ 세상의 손바닥 위에서 미끄럼 타는 일을 언제부터였는지 뒤척이는 인연들을..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7.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