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涯月)을 그리다 1/ 김밝은 애월涯月을 그리다 1 김밝은 1 문 닫힌 까페 ‘봄날’을 지나 가을이 입혀진 바닷가를 타박타박 걸었어 뭉텅뭉텅 윤기빠져버린 기억들로 새파래진 등에 파도가 채찍으로 왔다가 가더라 어제까지의 일들은 모두 깨끗하게 지워볼까도 생각했지 따뜻한 말 한마디도 내겐 비밀의 기록 같아..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4.09.04
back hug를 꿈꾸다/ 김밝은 (웹진시인광장2월호) ■ 웹진 시인광장 2014년 2월호 신작시 (통호 제60호) back hug를 꿈꾸다 김밝은 쓰디쓴 문장들만 꾸역꾸역 삼키는 불면도 보드라운 옷자락에 숨고 싶어 안달하는 열병도 습관이 된지 오래인데 변심한 사랑처럼 쌀쌀맞은 사월이 소스라치게 춥다 내 몸에서 나오는 말들은 왜 상처뿐이냐고 납..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4.02.03
핸드폰에서 살다가/ 김밝은 핸드폰에서 살다가 김밝은 그대를 찾을 수가 없다 미궁의 언덕을 넘어가던 연기마저 숨죽이는, 후박나무 생각 깊어진 봄날 수많은 골목들을 찾아 헤매도 이름마저 행방불명되어 버렸다 열한개의 숫자로 새겨진 얼굴 초록 잎들마저 침묵하던 오월 어느 하루 그대가 생의 나침반을 떨어뜨..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3.12.17
보리밭/ 김밝은 보리밭 김밝은 몸쓸놈의 치정의 욕망이 소금기 댓말 품은 푸른 섬에 겁 없이 뛰어들었다 머리칼을 휘날리며 섬의 몸뚱어리가 사납게 흔들렸다 짜릿한 이름이 되고싶은 갈비뼈쯤에서 비명이 이승의 하늘을 가르고 뜨겁게 달아오른 몸 환장하게 술렁이는 속살도 타고 있었다 얼척없이 허..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3.12.16
술의 미학/ 김밝은 술의 미학/ 김밝은 가끔 심장이 시큰둥해지는 날 곱게 부순 달빛가루에 달콤한 유혹의 혀를 잘 섞은 목신 판의 술잔을 받는다 찰나의 눈빛에 취해 비밀의 말들을 너무 많이 마셨나 날을 세운 은빛 시선이 애꿎은 꽃잎만 잘라내고 있다 물구나무서던 시간들이 절룩거리는 기억을 붙잡고 .. 시 세상/세상으로 띄워 보내는 말 (신작시) 2013.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