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규시인
(1965-2012)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꽃 탄다 꽃 탄다
김 충 규
꽃 타는 냄새 사방에 번져
온 동네가 울렁울렁하다
어디서 꽃 타는지
애체 누가 꽃 태우는지
그 진원지를 가늠할 수 없는
캄캄한 밤,
꽃 탄다 꽃 탄다
별도 달도 덩달아 타서
지상으로 환한 재가 날린다
꽃 타는 냄새 지독해서
죽은 자들도 참지 못하고
출몰하는 밤,
꽃 탄다 꽃 탄다
꽃타는 냄새에 질식해 죽은 자도 있고
죽었다가 깨어난 자도 있다
이제 갓 문을 열고 나온 신생아의 첫 호흡에서
꽃 탄 냄새 후끈거린다
__내 죽은 뒤 시체에서도
꽃 타는 냄새 났으면!
꽃 타는 냄새 났으면!
여보, 내일 새벽 일어나자마자
꽃 타는 곳 찾으러 가요
수북한 꽃의 잿더미 밟으러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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