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연서-문효치

이삐김밝은 2012. 2. 26. 10:42

 

 

 

연서 

                                  문효치

 

 

편지를

어찌 말로 쓸 수 있으리요.

 

 

잘 익은 노을처럼

종이 가득 진한 물이 드는 걸.

 

 

다시 붓을 들어 글씨를 쓰려하면

어지러운 아지랑이가 눈을 가리고,

 

 

그래도 한 마디 꼭 적으려 하면

어느새 종이는 불타고 있으니.

그대여

사랑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리오.

 

 

다만

벙어리가 되어 서성거리고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