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
문효치
편지를
어찌 말로 쓸 수 있으리요.
잘 익은 노을처럼
종이 가득 진한 물이 드는 걸.
다시 붓을 들어 글씨를 쓰려하면
어지러운 아지랑이가 눈을 가리고,
그래도 한 마디 꼭 적으려 하면
어느새 종이는 불타고 있으니.
그대여
사랑을 어찌 말로 할 수 있으리오.
다만
벙어리가 되어 서성거리고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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