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비 내리는 오후 세시- 박제영

이삐김밝은 2012. 2. 15. 19:06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박제영

 

그리움이란

마음 한 켠이 새고 있다는 것이니

빗속에 누군가 그립다면

마음 한 둑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니

 

비가 내린다, 그대 부디, 조심하기를

심하게 젖으면, 젖어들면, 허물어지는 법이니

 

비 내리는 오후 세 시

마침내 무너진 당신, 견인되고 있는 당신

 

한 때는 '나'이기도 했던 당신

떠나보낸 줄 알았는데

 

비가 내리는 오후 세 시

나를 견인하고 있는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