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태양의 혀/ 박미산

이삐김밝은 2014. 7. 1. 21:39

 

 

 

 

태양의 혀/ 박미산

 

천둥 번개로

목욕한 몸을 말린다

나무 곁에서 똬리를 틀고

뜨거운 표정을 짓는다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지나가는

너는 영겁의 세월 전

나를 기르던 나의 치정

비린 육신

페로몬을 뿜고 혓바닥을 낼름거리지만

너는 젖은 흙을 밟으며

무심하게 스쳐 간다

청포 냄새가 난다

치정을 말리기 좋은 유월

너에게 우아하게 다가간다

스스스

근질거리는 이술들

네가 뒤돌아보는 순간,

뒤엉킨

태양의 혀

 

- 시집『태양의 혀』2014. 서정시학

 

(약력)

방송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2006년 『유심』신인상 2008년『세계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루낭의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