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 12/ 문효치
그림 한 장 잡는다
고슬고슬한 머리카락 날리며
어느 나른한 봄날
바람 앞에 선
노랑 저고리의 여인 같은,
어른거리는 연막처럼
아지랑이 일렁이는 속
꿈에서 보았던
마을이 있고
거기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
그녀의 치마 와삭거리는 소리
그림은 이미
내 살 속을 거닐고 있었다
세월은 어느 햇살
그 햇살의 줄 위에 걸어놓았던
내 젊은 날의 목숨 한 웅큼
그림 속에서 살고 있었다
―시집 『칠지도』
출처 : 계간미네르바작가회
글쓴이 : 김기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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