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진 시인광장 2014년 2월호 신작시 (통호 제60호)
back hug를 꿈꾸다
김밝은
쓰디쓴 문장들만 꾸역꾸역 삼키는 불면도
보드라운 옷자락에 숨고 싶어 안달하는 열병도
습관이 된지 오래인데
변심한 사랑처럼 쌀쌀맞은 사월이 소스라치게 춥다
내 몸에서 나오는 말들은 왜 상처뿐이냐고
납작 엎드린, 죄 없는 이름들에 화풀이를 해대곤 했다
육지로 올라온 물고기 한 마리
비릿한 생을 매달아 흔들 때
우리는 무엇으로 만나 깊어질수록 목마르고*
미친 여자처럼 저 혼자 환하게 웃는,
사랑을 품고 눈물 나는, 짝사랑 같은
환장할 봄날이 멀어져간다
고개 떨어뜨리는 봄날의 목덜미 너머
사월의 얼굴 들여다보는 내 한숨을
맑은 눈 하나가 붙잡는다 토닥토닥,
환한 기척에 놀라 뒤돌아보면
이뻐 죽겠던 심장에 숭숭 구멍이 뚫려있다
* 최윤희 시 ‘세월과 나’ 중에서 인용
웹진 『시인광장』 2014년 2월호 발표
김밝은 시인
한국방송대학교 교육과 졸업. 2013년 《미네르바》를 통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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