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별 닦는 나무/ 공광규

이삐김밝은 2013. 10. 26. 20:28

 

 

 

 

 

 

별 닦는 나무/ 공광규

 

 

은행나무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부르면 안되나

비와 바람과 햇빛을 쥐고

열심히 별을 닦던 나무

 

 

가을이 되면 별가루가 묻어 순금빛 나무

 

 

나도 별 닦는 나무가 되고 싶은데

당신이라는 별을

열심히 닦다가 당신에게 순금 물이 들어

아름답게 지고 싶은데

 

 

이런 나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불러주면 안되나

당신이라는 별에

아름답게 지고 싶은 나를

 

 

- 시집 『담장을 허물다』,2013, 창비

 

<공광규>

。 1960 서울출생, 동국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

。1986년 월간 『동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대학일기』『마른 잎 다시 살아나』『지독한 불륜』『소주병』『말똥 한 덩이』가 있다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김만중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등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