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가/ 류근
사람들 마을에 가기 싫더라
대숲에 푸른 달빛 먼 산이 흔들릴 때
어리석은 육신 뒤로 기러기 간다
혼자 사는 마음이야 술빛 같은 것
못 버린 목숨 한 잎 꽃밭에 주고
저무는 바람 소리 한평생이 취했으니
아하, 아직은 못 만난 사람이여
기다림이 다하면 큰 강 건너
한 천 년 뒤에라도 다시 만나자
거기 이름 버리고 피어나는 들꽃의 마음으로
한세상 떠돌다 돌아온
눈물 끝 청옥의 물머리로
―시집,『상처적 체질』2010, 문학과지성사
《류 근》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충북 충주에서 자람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나 이후 공식적인 작품발표는 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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