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공무도하가/ 류근

이삐김밝은 2013. 11. 29. 23:16

 

 

 

 

공무도하가/ 류근

 

사람들 마을에 가기 싫더라

대숲에 푸른 달빛 먼 산이 흔들릴 때

어리석은 육신 뒤로 기러기 간다

혼자 사는 마음이야 술빛 같은 것

못 버린 목숨 한 잎 꽃밭에 주고

저무는 바람 소리 한평생이 취했으니

아하, 아직은 못 만난 사람이여

기다림이 다하면 큰 강 건너

한 천 년 뒤에라도 다시 만나자

거기 이름 버리고 피어나는 들꽃의 마음으로

한세상 떠돌다 돌아온

눈물 끝 청옥의 물머리로

 

 

 

 ―시집,『상처적 체질』2010, 문학과지성사

 

《류 근》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충북 충주에서 자람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으나 이후 공식적인 작품발표는 하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