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우리나라

산청 매화기행- 매화향기를 찾아서(2012. 4. 2)

이삐김밝은 2012. 4. 4. 17:07

 

 

봄이 어지럽다 했습니다

몰랑몰랑한 땅에 내려앉은  연서를 빨리 받으러 오라 했습니다.

더 늦어지면 지워질 글들을 어서와 읽으라 했습니다

매화향기에 실려오던  글 한 줄,

수선화꽃 언덕에 어지럽던 말들,

거침없던 파도를 온몸으로 받아들였던  몽돌밭에 일렁이던 바람의 소리....

그 연서에 씌어진 글들을 온전히 읽어내는 일은

우리들의 시간입니다.

 

동백꽃과 수선화,,,거기에 매화까지 긴날을 기다렸습니다.

여행  둘째날엔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우비도 챙겨 나섰습니다

그렇게산청으로 향했습니다

 

전국에 내노라 하는 매화가 열그루가 있는데, 그중 일곱그루가 산청에 있는데 다섯그루로 줄었다 합니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는 까닭이겠지요.

남은 다섯그루중 세그루가 남사리 예담촌에 있다하니 예담촌은 그야말로 고매의 마을인듯 합니다.

그곳으로 갑니다....

 

산청에서 매화향기에 취한 후 오후에는 거제로 가서 공고지 수선화를 만날 예정입니다..

매화향기에 취해 수선화 길에서는 비틀거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일먼저 산천재의 남명매를 만나기전 입구에서 만난 매화꽃입니다..

 

 

 

지리산이 보이는 곳에 산천재를 짓고 제자들을 키웠다는 산천재 마당의 남명매는 실천유학의 대가였던 남명 조식선생이 61세에 심으신것이라고 합니다.

그 기품을 닯아서인지 꼿꼿한 기상이 보입니다

매화를 찾을때  네가지를 본다고 무심재님께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첫째는 희소성이구요. 둘째는 어린꽃보다 고매이구요. 세째는 메마르고 거친것 네째는 활짝핀것보다는 봉오리가 맺힌것이라고 합니다....

다 갖춘것 같습니다.

 

 

 

 

 

 

 

 

 

 

 

 

 

남명매에서 덴무님이 살짝 데려온 꽃송이...한송이를 얻어 매화차를 만들었습니다....화르르 오므렸던 몸을 펴는 순간 그 향기라니요....

비록 종이컵이지만 우아하게 향기를 마셨답니다....

 

 

이제 단속사 정당매를 만나러 갑니다 입구에는  사명당에게 주었다는 아름다운 시가 새겨진 비가 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단속사지 동.서 3층석탑, 쌍탑으로 보물 72, 73호로 지정되어 있고, 단속사지 폐사지터  법당자리에 동. 서로 세워져 있었다고 합니다

 

 

단속사지 당간지주입니다.신라 경덕왕때 창간되고 솔거가 그린 유마상이 있었다는 단속사지내에 동.서3층석탑과 더불어 방치되어 있던것을 84년 5월 1기는 복원하고, 1기는 부분복원하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폐사지가 된 천년고찰의 흔적인 셈이지요.

 

 

 

단속사지 터에 심어진 정당매입니다...조선초 대사헌까지 지낸 강희안이 심었다고 합니다. 이 매화를 심을 당시에는 단속사에 들어와 시험준비를 하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강희안이 의정부 정당문학이란 벼슬에 오르자 사람들이 이 매화의 이름을 정당매라 붙였다고 합니다.

한쪽몸은 죽었고, 한쪽에서는 꽃을 피워냈습니다. 570살이 넘었으니 대단하지요.  산청의 매화중 보호수로 지정된 유일한 나무이기도 하답니다..그래서 저렇게 울타리도 해놓았나 봅니다.

 

 

 

 

 

 

 

 

 

 

정당매가 외롭지 말라고 주변에 심은 매화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우고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매화는 모두 개량종이라고 하네요.

 

이매화는 정당매가 있는 동네 뒤쪽으로 올라가 만난 야매입니다. 무심재님께서  들에 있으니 그렇게 부르셨습니다.

몸매가 어찌가 고운지요.

저 가지를 가까이에서 보면 셀수없이 많은 가지를 품고 있습니다...꽃향기가  몰약처럼...그렇게 휘날렸습니다

모두들 한동안 서성거렸던 야매입니다.......

 

 

 

 

매화향 맛보기를 하다보니 배꼽시계가 작동합니다...

그렇게 점심을 먹기위해 갔던 예지원(예담촌 맛집)....

정갈한 음식하며 ...처음만나는 찬(배를 말리고 사과를 말려서 만든 반찬이 나왔습니다)은 물론이고

김치까지 조미료를 하지않은듯 한데도 입에 착착 달라붙는게...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했구요...

아낌없이 또내주시는 안주인의 넉넉함까지 덤으로 받아먹었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쑥국맛도 환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집과  아름다운 음식, 아름다운 맛....거기에 알흠다운 안주인까지.....완벽했지요.

후식으로 내어주신 식혜며 딸기까지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고나니 배가불러 그만 일어설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답니다.

 

여행지기님의 지인이신 이호신 화가님을 만나 그분의 작업실방문,,그리고 예담촌 안내까지 받았습니다.

말린배로 만든 찬이 잘 보이지 않네요..맨 왼쪽에 있었는데.. 꼬리만 살짝보입니다...ㅠ

 

 

이호신선생님을 만나뵙고 작업실로 갑니다.....

 

 

 

이호신선생님댁 마당에 심어진 매화....이 매화를 기증하신 분의 성이 김씨라고 합니다.

예담촌매화중 김매는 없다보니......이매화가 자라면 김매가 되겠네요

 

뒷마당쪽에는 대나무밭이 있습니다....바람이 부니 쏴..아  파도가 다녀갔습니다....

 

 

작업실에는 커다란 그림이 두점이 걸려있습니다. 정당매와 예담촌을 그리신 그림입니다.....이호신화가이십니다.

 

 

 

정당매그림인데요......꽃을 많이 피울때였나봅니다....너무나 고혹적인 자태이지요?

선생님은 매화. 절집, 자연등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겨레의 숨결을 담은 삶의 풍경을 그려오신 분이라 합니다.

 

 

이호신선생님 안내로 찾아간 이사교에서 바라본 이사재모습입니다. 이사재-유숙지는  이순신 장군이 권율 도원수부가 있는 합천으로 가던길에 비를 만나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다고 합니다

이사재는 박호원(황희정승의 5대손녀와 결혼한 박이의 아들)의 재실이며. 이 지역에 그 후손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나무를 들여다보면 오랜 세월 담아논 이야기가 들릴겁니다

 

 

 

 

 

 

 숙종 32년 아버지를 헤치려는 화적의 칼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낸 영모당 이윤현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나라에서는 효자비를, 성주이씨집안과 마을에서는 그 효심을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심었다는 520년(2010년 추정된 나이)의 나이를 먹은 향나무입니다

 

 

회화나무는 곧게자라는 성질이 있는데 예담촌에는 엑스자로 휘어진 회화나무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씨고가의 매화, 홍매의 빛깔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어쩌면 꽃송이가 장미꽃처럼 촘촘합니다.........색과 향과 모습이 일체인 꽃입니다^-^

 

 

 

 

 

또다른 매화를 찾아 가는길.....

 

 

 

 

 

 

 

 

고개숙인 가지가 아름다운 매화... 

 

 

 

하씨고가 매화를 만나러 가는길....고려말 원정공 하집의 손자가 어머니의 자애로움을 기리기 위해 심었다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감나무로 지금도 감이 열린다고 합니다.  2010년 나이가 700년이랍니다....와...

 

 

 

 이 현판을 누가 써줬다는데.....메모하지 않은 것은 생각나지 않는 기억력의 한계입니다

 

 

 600년이 넘었다는 원정매 입니다. 원정공 하집선생이 심었으니 하씨매인 셈이지요

 

 

 본래몸은 보이지 않고 옆에서 자란 새끼매가 꽃을 피웠습니다. 받은 자료를 보니 제대로 관리받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담길을 돌아 또다른 매화을 만나러 갑니다 

 

 

 

 

 

 

 

 

 

 

이곳은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집이라는 이호신선생님 말씀을 듣고 급하게 나왔던 곳입니다....

 

 

 

 

 

 

 

이렇게 매화향기와 만났습니다.

이제 공고지 수선화를 만나러 가야하는데....하루가 아직 다 가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