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여관
김밝은
당신의 손바닥 안에서 잠들고 싶었던 건 불경스러운 꿈,
비명한번 지르지 못하고 버림받은
사랑이 머물렀던 곳일 수도 있어
퀴퀴해져가던 일상의 말들이
페퍼민트 알싸한 향기 속에서 통통거리고
쓸쓸해져가는 입술에 달콤함을 가득 묻히고 나면
가랑이 사이로, 붉은 꽃잎을 먹기 위해 흰 뱀이 나올지도 몰라
수척해진 달을 품어보려고 쫀득쫀득한 눈빛을 번뜩이며 있을지도...
무장했던 신경들이 우두둑 모가지가 꺾이는 순간
붉게 달궈진 욕망이 팔을 휘저으며
푸른 가시 속에서 뚝뚝 피 흘리는 절정과 마주하기도할거야
꿈틀거리던 씨앗하나 들어오면, 다시
화들짝 피어나는 서설을 잉태할 수도 있을까?
싱싱한 오르가즘으로 가득한
부릅뜬 절벽처럼 까마득할,
붉은 침대가 출렁이고 있어
입술사이로 빠져나가는 말들이 절창을 꿈꿀 때.....
-미네르바, 2014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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