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hug를 꿈꾸다 /김밝은
쓰디쓴 문장들만 꾸역꾸역 삼키는 불면도
보드라운 옷자락에 숨고 싶어 안달하는 열병도
습관이 된지 오래인데
변심한 사랑처럼 쌀쌀맞은 사월이 소스라치게 춥다
내 몸에서 나오는 말들은 왜 상처뿐이냐고
납작 엎드린, 죄 없는 이름들에 화풀이를 해대곤 한다
육지로 올라온 물고기 한 마리
비릿한 생을 매달아 흔들 때
우리는 무엇으로 만나 깊어질수록 목마르고*
미친 여자처럼 저 혼자 환하게 웃는
겹벚꽃 꽃잎 위에 에바! 에바?
사랑을 품고 눈물 나는
라일락꽃 향기 앞에 레알? 레알!
외쳐보는, 짝사랑 같은 환장할 봄날이 멀어져간다
고개 떨어뜨리는 봄날의 목덜미 너머
사월의 얼굴 들여다보는 내 한숨을
맑은 눈 하나가 붙잡는다 토닥토닥,
환한 기척에 놀라 뒤돌아보면
이뻐죽겠던 심장에 숭숭 구멍이 뚫려있다
* 최윤희 시 ‘세월과 나’ 중에서 인용
<웹진시인광장2월호>
'사진과 인문 > 창속에 창을 내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은 간다 2 (0) | 2014.04.23 |
---|---|
봄날은 간다 1 (0) | 2014.04.23 |
잊어버린 기억한조각 되살리기 (0) | 2014.04.01 |
봄바다에서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은......(2014.3. 풍도에서) (0) | 2014.03.21 |
눈부신 이름하나를 갖기위하여(2014. 3풍도에서- 노루귀) (0) | 2014.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