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스크랩] 복사꽃, 천지간(天地間)의 우수리 / 오태환
이삐김밝은
2013. 5. 18. 21:04
복사꽃, 천지간(天地間)의 우수리
- 오태환
삐뚜로만 피었다가 지는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가 백금(白金)의 물소리와 청금(靑金)의 새소리가 맡기고 간 자리 연분홍의 떼가, 저렇게 세살장지 미닫이문에 여닫이창까지 옻칠경대 빼닫이서랍까지 죄다 열어젖혀버린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가 맨살로 삐뚜로만 삐뚜로만 저질러 놓고, 다시 소름같이 돋는 참 난처한 그리움을 만난 적 있으신가 발바닥에서 겨드랑이까지 해끗한 달빛도 사늘한 그늘도 없는데, 맨몸으로 숭어리째 저질러 놓고 호미걸이로 한사코 벼랑처럼 뛰어내리는 애먼 그리움, 천지간(天地間)의 우수리, 금니(金泥)도 다 삭은 연분홍 연분홍 떼의
시집『복사꽃, 천지간의 우수리』시로여는세상 2013년
- 1960년 서울 출생. 고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동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84년 조선일보,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북한산><수화手話><별빛들을 쓰다><복사꽃, 천지간의 우수리>
출처 : 폴래폴래
글쓴이 : 폴래폴래 원글보기
메모 : 애먼그리움을 데려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