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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작나무 날개 / 황학주

이삐김밝은 2012. 10. 26. 22:22

 

 

 

 

 

 

 

 자작나무 날개

 

                                     - 황학주

 

 

 

 너무 그리울 때는 자작나무가 있기도 없기도 했다

 하루는 암꽃이 하루는 수꽃이 수줍음을 타는 그 자리

 낮달이 슬쩍슬쩍 자작나무 슬하로 들어왔다

 이렇게 하얀 무릎을 모으고 서서 원하는 것은 생의 고저이겠는지 속도이겠는지

 너무 이쁘게 보일 때는 말도 못하지만

 내, 낮달 스미고 일요일 오고 신작로 깔리는 자작나무 4월이 오면

 사랑을 해야지 대신할 수도 대표할 수도 없이

 자작나무가 서 있는 일곱 번째 봄

 우리는 할 얘기가 많아 껍질박이 흠에 들어가

 삼십 년은 더 살아야지

 날개였던 하얗게 튼 살을 꼬집으며 사라져가야지

 그렇게 여기면 까불거리며 울어지기도 했다

 4월 산문山門에 둘이서 얇게 벗겨지는 것이 깊었다

 다른 나무들도 아뜩하게 날개가 없었다고 사랑을 추억하긴 했다

 

 

 

 시집『노랑꼬리 연』서정시학 2010년

 

 

 

 - 전남 광주 출생. 1987년 시집<사람>으로 등단.

   시집<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갈 수 없는 쓸쓸함>

   <늦게 가는 것으로 길을 삼는다><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

   <루시><저녁의 연인들> 등 시선집<상처학교> 등

   서울문학대상, 서정시학작품상,문학청춘, 애지문학상 수상.

 

 

 

 

 

출처 : 폴래폴래
글쓴이 : 폴래폴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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