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세상/시를 위하여 (시인들의 좋은 시)
비천 (문효치)
이삐김밝은
2011. 8. 15. 15:01
비 천 飛 天
문효치
어젯밤 내 꿈속에 들어오신
그 여인이 아니신가요.
안개가 장막처럼 드리워 있는
내 꿈의 문을 살며시 열고서
황새의 날개 밑에 고여 있는
따뜻한 바람같은 고운 옷을 입고
비어 있는 방 같은 내 꿈속에
스며들어오신 그분이 아니신가요.
달빛 한 가닥 잘라 피리를 만들고
하늘 한 자락 도려 현금을 만들던
그리하여 금빛 선율로 가득 채우면서
돌아보고 웃고 또 보고 웃고 하던
여인이 아니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