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삐김밝은 2018. 9. 12. 16:50






동백에게 묻다


김밝은


빛으로 건너오는 네 가슴을 더듬어 어디쯤


내 작은 숨소리 하나 만져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머무르고 싶은 이유가 될 거라고,


불쑥 튀어나온 기억이 명치끝을 두드린다


옷자락 끝에서


봄으로 짠 풍경이 연서처럼 휘날리면


나도 잠깐 제비꽃처럼 순해지고 싶은데


그만 네가 시치미를 떼면 어쩌지


사막에서 데려온 뜨거운 바람의 손을 꼭 잡고


동박새의 붉은 울음을 입술에 가득 얹은 후 질끈,


한 시절 눈부신 절망을 꿈꾸는


네 속마음이 궁금해 또 조바심이 나는데


느닷없는 춘설春雪,


고개 끄덕이며 난분분 중이다 




-2018 미당문학 여름호